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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어머니의 ‘삶의 활력소’(한상연 요안나, 명동밥집 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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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획홍보분과 작성일22-07-06 22:40 조회4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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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친구들과 함께 명동밥집 봉사 신청을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명동밥집 급식 상황이 조심스러워지면서 봉사할 수 있게 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3월 말에 사랑하는 아빠가 선종하셨습니다.

어머니는 80이 넘는 연세에 편찮으신 아버지를 간병하시느라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셨습니다. 게다가 비록 고단한 남편의 병간호는 끝났지만, 아버지가 떠난 빈자리에 혼자라는 외로움과 허탈감, 무기력함으로 힘들어하셨습니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무작정 명동밥집 사무국장께 전화를 드려 어머니와 함께, 빨리 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엄마와 저는 작년 5월부터 짝수 주 수요일에 명동밥집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버스와 지하철, 또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1시간 넘게 걸리는 고된 여정임에도 어머니는 마치 소풍 가는 어린아이처럼 2주에 한 번 돌아오는 수요일만을 손꼽아 기다리십니다. 명동밥집 봉사 중에도 손님이 없을 때는 잠시 앉아 쉬셔도 된다고 해도 절대 앉지 않으십니다.

저마다 사연을 갖고 명동밥집을 찾으시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면서, 편찮으셨던 아빠를 대신해 더 힘든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음이 행복하고,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고 하십니다. 이렇게 명동밥집 봉사가 삶의 활력소가 된다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하늘에 계신 아빠도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몸도 많이 약해지시고 연세도 많으셔서 오히려 봉사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신부님들과 봉사자님들의 따뜻한 배려와 응원 덕분에 더 기쁘게 삶의 보람을 느끼시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함께 배식하시는 짝꿍분들과 친해지셔서 오히려 제가 뒷전이 될 때도 있으니까요. 명동밥집에 봉사하러 가시는 것을 너무 좋아하셔서, 요즘엔 식사 잘하시고 운동으로 건강관리 잘하셔야 명동밥집 봉사를 계속할 수 있다고 반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어머니 집에서는 성당이 멀어서 평일에는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시는데, 봉사 가는 길에 함께 드리는 명동성당의 수요일 10시 미사는 명동밥집 봉사를 통해 받는 하느님의 또 다른 선물입니다.

우리에게 두 개의 손이 존재하는 이유가 하나는 나를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이들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는 어느 유명 여배우의 말처럼, 받는 것보다는 이웃을 위해 사랑을 나누는 봉사가 마냥 행복하기만 한 엄마와 은총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게 허락해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엄마의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두 손과 두 발이 하루라도 더 부지런히 우리의 이웃을 위해 움직이며 하느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두 손 모아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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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7-0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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